끝까지 살아 돌아갈 수 없었던 한국전쟁 마지막 전투
우리 민족사에 있어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의 하나인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3주년이 되었군요.
그래서 오늘은 휴전협정 조인이 이루어지고 효력이 발생기 직전까지 12시간을 남겨둔 시점의 애록고지에서 일어났던 악어중대의 한국전쟁 마지막 사투를 그린 영화 '고지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이 스토리는 실제로 휴전 협정이 발효되기 직전까지 치열하게 싸웠던 '백마고지' 전투를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고지전 스토리 배경
먼저 이 영화의 개요부터 소개하겠습니다.
- 애록고지 : 반경 2.5km의 작은 산악지형과 금화·용성을 커버하는 요충지 (고지 점령 = 반경 35km 지역 점령과 같은 의미)
- 악어중대 : 1950년 8월 최악의 포항전투에서 생존한 부대, 동부전선 최고의 중대로 일컬어짐
-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의 남침으로 발발한 37개월간의 한국전쟁
- 직간접 참전국가 20여 개국
- 총 사상자 400만 명 (이 땅 위에서 안타깝게도 너무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습니다)
- 37개월의 전쟁기간 중 2년 2개월은 휴전협정이 진행되고 전선이 교착된 가운데 치러진 고지쟁탈 살육전 양상의 지속
- 51년 6월 전선 교착 이후 25개월간 고지 위에서 죽어간 300만 병사들..
- '왜 싸워야 하는가'의 이유는 사라져 버리고 '살아남기 위해 적이 아닌 전쟁과 싸워야 했던 고지 위의 병사들'
영화 '고지전'은 이처럼 전쟁의 시작보다도 더욱 치열하고 처참했던 終戰 직전의 모습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로 한 발짝도 더 나아갈 수 없는, 그러나 기약 없는 휴전을 앞두고 한 치의 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뺏고 뺏기는 살육전 양상으로 전선이 교착된 애록고지..
이곳으로 악어중대로 방첩대 소속 강은표 중위(신하균)와 신임 중대장 유재호 대위(조진웅)가 부임해 오게 됩니다.
전임 중대장의 미심쩍은 전사에 대한 조사임무를 부여받고 파견된 강은표는,,
- 실종된 줄 알았던 친구 김수혁 중위(고수)의 존재
- 모르핀 중독에 빠진 새파란 임시 중대장 신일영 대위(이제훈)
- 포항에서 사라진 2소대에 대한 트라우마로 정신착란을 일으키는 이상억 하사
- 사람이 쓰러지고 나서 2초 뒤에 총성이 들린다 하여 아군에게는 공포의 '2초'라 불리는 북한군 저격수 차태경(김옥빈)',
그리고 고지 위의 살육전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몰래 적과 교감을 나누는 악어중대의 충격적인 분위기를 접하게 되고, 이내 적지 않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그들에게 휴전은 없었다
하지만 휴전은 여전히 요원하고, 헐벗은 산악에서 연이어 계속되는 일진일퇴의 치열한 전투를 함께 겪어가는 가운데,,
어느덧 북한 인민군의 편지가 국군 군사우편으로 발송되었던 의혹을 풀어버린 강은표 역시 악어중대의 일원으로서 중대원들의 방식대로 적과의 교감에 함께 동참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공포스러운 저격수 '2초'를 잡기 위해 신병인 남성식 이병(이다윗)을 희생시키고,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밀려 중대가 괴멸 직전일 때 중대원들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유재호 중대장을 아무렇지 않게 사살하여 하극상을 범하는 친구 김수혁을 보자 강은표는 또다시 심각한 충격과 갈등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후퇴를 하는 도중 2초에 의해 수혁이 사살되고, 휴전협정이 조인되었으나 효력이 발생하기 전 12간 동안 최후의 총공격 명령을 하달받게 되자 강은표는 마침내 수혁과 악어중대원들이 싸우는 진정한 이유에 대해 알게 됩니다.
그들은 지금까지 '살기 위해 전쟁과 싸워왔던 것',
즉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바로 살아남는 것'이란 의미를 비로소 실감하게 된 것이죠.
싸우는 목적은 오직 살아남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애록고지에서의 마지막 전투가 미공군의 브로큰애로우에 의해 피아를 구분하지 않는 무자비한 폭격으로 끝나갈 무렵,,
강은표는 전쟁발발 직후 의정부 전투에서 포로가 된 자신에게 싸우는 의미를 아느냐고 물어왔던 인민군 장교 현정윤(류승룡)과 조우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이미 싸워야 할 더 이상의 의미와 명분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며,,
이들의 마지막 대화가 오가는 동안 드디어 휴전협정 발효를 알리는 라디오 방송이 허망하게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1953년 7월 27일, 37개월에 걸친 전쟁은 국가 간의 영토분쟁이 아닌 단일전쟁으로는 400만 명이라는 최다 사상자로 기록되는 비극적인 전쟁으로서 그 400만 명의 사상자 중 300만 명이 휴전협상이 진행되던 중 중부전선의 고지쟁탈전에서 희생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전쟁은 이 순간까지 끝나지 않은 채, 지금 잠시 멈추어 있습니다..
전범국도 아닌 우리나라가 분단된 것도 억울한데, 이제는 도리어 일본이 우방이라면서 그들의 방패막이가 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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